등기명의자인 종중원이 토지를 팔았다고 해서 언제나 자기 부동산 처분도, 언제나 종중재산 횡령도 아닙니다. 일반적인 위법 명의신탁에서는 명의수탁자를 횡령죄의 보관자로 볼 수 없다는 전원합의체 판례가 있지만, 부동산실명법은 일정한 종중 명의신탁을 예외로 둡니다.
먼저 해당 단체가 고유한 의미의 종중인지, 토지가 실제 종중 자금과 의사로 취득·관리됐는지, 명의신탁에 조세포탈·강제집행면탈·법령상 제한 회피 목적이 없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예외가 인정돼도 처분자가 그 관계를 알고 자기 소유처럼 팔았다는 고의는 별도로 증명돼야 합니다.
등기 연혁, 공동선조와 종중 활동, 취득자금, 세금·묘역 관리, 처분 전 통지와 매각대금 흐름을 한 줄로 연결하는 것이 이 글의 중심입니다.
- 일반 위법 명의신탁의 무죄 법리와 부동산실명법 제8조의 종중 특례를 구별해야 합니다.
- 실재하는 종중, 종중 소유 토지, 유효한 위탁관계와 처분자의 인식이 횡령 판단의 전제입니다.
- 등기만 보지 말고 취득자금·관리·세금·명의승계·처분 통지를 연혁표로 입증해야 합니다.

부동산실명법 제8조의 종중 특례부터 확인합니다
부동산실명법 제8조 제1호는 종중이 보유한 부동산 물권을 종중 외의 사람 명의로 등기한 경우, 조세포탈·강제집행면탈 또는 법령상 제한 회피 목적이 없다면 명의신탁 무효와 제재 관련 일부 조항을 적용하지 않는 특례를 둡니다. 종중 명의라는 표지만으로 예외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22다310412 판결은 제8조의 ‘종중’에 고유한 의미의 종중이 문제 된 사안에서 단체의 실재와 성격을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공동선조 후손의 자연발생적 집단인지, 단순 친목회나 특정 후손만 임의 가입한 단체인지부터 확인합니다.
명의신탁 시점에 종중이 토지를 보유했고 어느 종원에게 어떤 이유로 등기를 맡겼는지, 취득 당시 회의와 자금이 있었는지가 필요합니다. 수십 년 뒤 만든 규약과 확인서만으로 과거 관계를 소급 구성하면 종중 실체와 위탁관계 모두 다툼이 커집니다.
일반 명의신탁 무죄 법리와 종중 예외를 섞지 않습니다
대법원 2016도18761 전원합의체 판결은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양자간 명의신탁에서 명의수탁자를 형법상 보호할 가치 있는 신임관계에 따른 보관자로 볼 수 없으므로, 임의 처분해도 명의신탁자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종전 판례를 변경했습니다.
하지만 조세포탈 등의 목적이 없는 진정한 종중 명의신탁은 제8조 특례로 유효할 수 있으므로 출발점이 다릅니다. 종중이 대내적 실질 소유권을 가지고 수탁자가 이를 보관하는 관계가 인정되는 사건이라면 일반 위법 명의신탁 판결의 결론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문중 땅’이라는 가족의 기억만 있고 종중 취득자금, 관리 의사, 위탁 합의가 없다면 등기명의자의 상속재산일 가능성도 검토해야 합니다. 형사재판에서는 민사상 소유권을 다툰다는 사정 자체보다 피해 종중과 타인 소유 재물, 위탁관계를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해야 합니다.
등기원인이 오래됐을수록 동시대 자료의 비중이 커집니다
임야조사부, 구 토지대장, 보존등기 신청서, 종중 회계와 제세공과금 영수증을 연도순으로 놓습니다. 등기필증을 누가 보관했는지는 하나의 간접사실일 뿐이며, 종중이 오랫동안 관리하지 못했다는 사정과 묘소가 있다는 사정을 함께 평가해야 합니다.
상속인이 명의신탁을 알았는지가 횡령 고의를 가릅니다
대법원 2022도16137 판결은 종중 명의신탁 토지 지분을 상속받은 사람이 처분한 사안에서, 나중 민사판결로 종중 소유와 명의신탁이 확인됐더라도 그것만으로 처분 당시 횡령 고의와 불법영득의사가 곧 증명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원심의 유죄 판단은 파기됐습니다.
그 사건에서는 상속인이 토지 존재를 뒤늦게 알았고 체납세금을 납부한 점, 가족 대표로 상속등기를 한 경위, 종중 소유라는 설명을 들었다는 핵심 진술의 불일치 등이 검토됐습니다. 처분 뒤 확보한 민사 승소판결을 고소장 첫 증거로 제시하더라도 과거의 인식을 별도 자료로 보완해야 합니다.
처분 전에 종중이 보낸 반환 요구, 수탁자 지위를 확인한 각서, 이전 세대의 인수인계, 보상금 분배 참여, 종중 총회 참석과 발언은 인식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개인 재산으로 신고·납세해 온 자료와 종중의 장기간 침묵도 방어 측 자료가 됩니다.
토지 회복과 매각대금 회수는 처분 단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명의자가 아직 계약하지 않았다면 등기사항증명서, 인감 관련 변동, 중개업소 광고를 확인하고 민사상 처분금지가처분의 피보전권리와 보전 필요성을 신속히 검토합니다. 총회 결의 없이 대표자 개인이 신청하면 대표권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소집·선출·소송수행 권한도 갖춰야 합니다.
이미 제3자에게 등기가 넘어갔다면 명의신탁의 유형과 유효성, 매수인의 법적 지위, 처분 당시 등기 상태에 따라 원물 반환 가능성이 달라집니다. 종중이 실질 소유자라는 이유만으로 제3자 등기를 언제나 말소할 수 있다고 단정하지 말고, 명의자에 대한 손해배상·부당이득 또는 매각대금 보전도 함께 검토합니다.
형사고소서에는 대상 필지와 지분, 최초 취득과 명의승계, 위탁 인식 자료, 매매계약·등기일, 수령 대금과 사용처를 특정합니다. 여러 필지 중 일부만 종중재산이면 일괄 피해액을 공시지가나 매매대금 총액으로 적지 말고 필지별 소유와 처분가액을 나눕니다.
매매계약서의 계약금·중도금·잔금 지급일과 소유권이전 접수시각을 분리해 표시하고, 대금이 명의자 계좌가 아닌 가족 또는 채권자에게 직접 지급됐다면 그 지시 근거를 확보합니다. 잔금 전이라면 남은 매매대금채권도 보전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토지만 찾는 방식으로 대응 범위를 좁히지 않습니다.
총회 자료는 소유 입증과 대표권 입증을 구분합니다
최근 총회에서 ‘우리 토지’라고 의결했다는 사실만으로 과거 소유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그 결의는 소송 제기와 대표자 선임에는 중요하지만, 취득 당시 자금과 위탁 약정의 증명은 별도입니다. 회의록마다 작성 목적과 시점을 표시하면 사후 문서라는 공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종중재산 횡령에서 등기명의는 출발점일 뿐입니다. 유효한 종중 명의신탁인지, 처분자가 그 관계를 알았는지, 제3자 이전 전후 어떤 재산이 남았는지를 나누어야 형사책임과 토지 회복 수단이 정확해집니다.

처분 정황을 알았다면 최신 등기사항증명서와 매매·담보 흔적부터 확보하고, 공동선조·취득자금·세금·관리·명의승계를 입증할 원자료를 연도별로 모으십시오. 종중 대표권 결의와 긴급 보전처분, 고소상 고의 증명을 한 번에 점검할 수 있도록 필지별 사건표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