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전이 필요했던 사람이 ‘휴대전화 한 대를 개통해 맡기면 기기값과 요금을 대신 내고 80만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그는 본인 명의 회선과 유심을 넘겼고, 한 달 뒤 그 번호가 금융기관을 사칭하는 전화에 사용됐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직접 전화한 적이 없다는 설명만으로 사건이 끝날지 걱정합니다.
유심 대여 보이스피싱 사건은 누가 어떤 명의로 회선을 개통했는지, 유심과 단말장치를 누구에게 어떤 조건으로 제공했는지부터 나눠야 합니다. 전기통신사업법상 타인 사용 제한, 자금 제공을 조건으로 한 부정개통, 사기 공동정범·방조범은 서로 다른 구성요건입니다. 범죄에 사용된 결과만으로 모든 죄가 자동 성립하지 않지만, 제공 당시와 이후의 인식은 객관적 기록으로 판단됩니다.
‘유심을 빌려줬다’는 표현보다 회선 명의, 단말기 개통 계약, 실제 점유자, 통화·인증 용도와 대가를 사실대로 특정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타인 사용 제한과 부정개통의 차이
전기통신사업법 제30조는 전기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역무를 이용해 타인의 통신을 매개하거나 이를 타인의 통신용으로 제공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합니다. 반복적이지 않은 정도로 제3자에게 사용하게 하는 경우 등 법정 예외도 있습니다. 해당 금지 위반에 관한 제97조 제7호의 법정형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제32조의4는 별도로 자금 제공·융통을 조건으로 다른 사람 명의의 이동통신단말장치를 개통해 이용하거나, 이런 계약을 권유·알선·중개·광고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사기 등에 이용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 명의 단말장치를 개통해 역무를 이용하는 행위도 규정합니다. 제95조의2는 해당 유형에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을 정하지만, 단순한 회선 제공과 부정 명의 개통·이용을 같은 것으로 취급해서는 안 됩니다.
| 사실관계 | 우선 검토할 쟁점 |
|---|---|
| 본인 명의 회선·단말을 타인에게 제공 | 제30조의 타인 통신용 제공과 예외 여부 |
| 자금 조건으로 타인 명의 단말 개통·이용 | 제32조의4 제1항 제1호 적용 여부 |
| 해당 계약의 모집·알선·광고 | 제32조의4 제1항 제2호 적용 여부 |
| 사기 목적으로 타인 명의 단말 개통·이용 | 제32조의4 제1항 제3호 및 고의 |
유심만 건넸는지, 회선 전체를 넘겼는지
실물 유심은 가입자 인증과 회선 이용에 핵심적인 수단입니다. 그러나 수사에서는 유심의 이동만 보지 않고 단말기, 가입신청서, 명의자 인증, 요금 납부와 실제 통신 서비스 이용을 함께 봅니다. 유심을 제공한 뒤 명의자가 정지·재발급 권한을 유지했는지, 상대가 독점적으로 사용했는지도 확인됩니다.
가족에게 잠시 전화를 쓰게 한 행위와 대가를 받고 낯선 사람에게 개통 회선을 넘긴 행위는 외형이 같지 않습니다. 제공 목적·기간·반복성과 실제 이용 방식을 구체적으로 봐야 합니다.

보이스피싱 사기방조는 별도의 고의가 필요합니다
유심 대여 보이스피싱 혐의에서 전기통신사업법 위반과 사기 가담은 분리해 판단합니다. 형법 제32조의 방조가 성립하려면 정범의 사기 실행을 알면서 전화·문자·인증에 필요한 회선을 제공해 범행을 쉽게 했다는 점이 인정돼야 합니다. 조직과 역할을 나눠 통신수단을 관리했다면 공동정범이 문제될 수도 있습니다.
사기 수법을 자세히 몰랐더라도 보이스피싱에 이용될 가능성을 인식하고 용인했다면 미필적 고의가 쟁점이 됩니다. 반면 단순히 명의 대여가 약관 위반 또는 다른 불법에 쓰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사정만으로 특정한 사기 범행의 고의를 곧바로 인정해서는 안 됩니다.
통신 중계 장비에 관여한 경우
대법원 2021도9693 판결은 제3자 명의 유심이 연결된 VoIP 게이트웨이를 설치·관리해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통신을 반복적으로 중계한 행위가 제30조의 타인통신 매개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전문 장비 사례이므로 단순 유심 제공과 구별해야 하지만, 통신 제공의 실제 기능을 보는 기준이 됩니다.
제공 당시 정상 용도라고 믿었다면 상대가 제시한 사업·기기 사용 설명, 요금 약속과 반환 시기를 원본으로 보존해 그 믿음의 근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개통부터 사용정지까지의 시간표
대리점 CCTV와 신청서, 본인확인 문자, 개통 단말기의 일련번호, 유심 번호, 택배·퀵 기록을 모으면 실제 전달 과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통신사 고객센터에 문의해 개통 회선, 요금제, 명의변경·재발급·해지 내역과 소액결제 상태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사 연락이나 이상 사용 알림을 받은 뒤에도 상대의 요구로 인증번호를 보내거나 유심을 재발급해 주면 범죄 이용을 인식한 이후의 추가 협조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즉시 추가 제공을 중단하고 회선 차단·분실 신고와 증거 보존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조사에서 빠뜨리기 쉬운 자료
휴대전화 개통 사건은 문자와 메신저만으로 정리하기 어렵습니다. 가입계약과 단말 정보, 요금 납부, 개통 장소, 유심이 꽂힌 기기와 기지국 접속 등 통신 자료가 서로 맞아야 합니다. 자신이 보관한 단말기와 상대에게 넘긴 유심을 혼동하지 않도록 회선별 표를 만드는 편이 좋습니다.

초범·단기 제공만으로 결론 나지 않습니다
초범, 제공 기간, 회선 수, 실제 대가, 범죄 이용 횟수와 이후 중단·신고는 처분과 양형에서 검토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초범이면 벌금이라는 식의 예측은 어렵습니다. 다수 회선 개통과 단일 유심의 일시 제공은 책임 범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유심 대여 보이스피싱 사건에서는 적용 조문별 행위자를 정확히 특정해야 합니다. 명의를 제공한 사람, 실제 개통·이용한 사람, 이를 알선한 사람, 사기 연락을 한 사람의 행위가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유심 대여 보이스피싱은 본인 명의 회선의 타인 제공, 자금 조건의 부정개통·이용, 사기 가담을 한꺼번에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개통과 전달, 실제 통신 기능, 범죄 인식의 시점을 나누고 전기통신사업법 각 조항과 형법상 공범 요건을 대조해야 합니다. 통신사 기록과 메신저 원본을 빠르게 보존하는 것이 첫 대응입니다.

유심 대여 보이스피싱 조사를 받는다면 회선 개통과 실제 사용자를 특정하는 자료부터 확보해야 합니다.
법무법인 일로는 가입계약, 통신·기기 기록과 대화 내용을 검토해 타인 사용·부정개통 및 사기 가담 쟁점을 구분합니다.
회선 정지나 피해 회복을 진행 중이라면 자신의 관여 기간과 실제 기능에 맞춰 대응 방향을 함께 정리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