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전 노트북이나 측정기, 재고품을 사무실 밖으로 가져갔다가 돌려준 경우에도 회사 비품 반출 횡령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회사 물건을 들고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죄명이 곧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 물건을 업무상 맡아 관리하던 보관자였는지, 회사의 점유를 깨고 새로 가져간 것인지, 반출 당시 자기 물건처럼 이용하거나 처분하려는 의사가 있었는지를 나누어 보아야 합니다. 반납 시점과 경위는 중요한 자료지만 이미 표현된 불법영득의사를 자동으로 지우지는 않습니다. 자산대장, 지급·반납 확인서, 출입기록, 대화 원본을 하나의 시간선으로 맞춰야 단순한 절차 위반과 횡령 또는 절도의 경계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 회사 물건을 업무상 보관하던 지위가 있었는지에 따라 횡령과 절도의 출발점이 달라집니다.
- 반출 목적·사용 방식·매각이나 담보 제공·반환 요구 이후 행동을 종합해 불법영득의사를 판단합니다.
- 뒤늦은 반납은 피해회복 자료가 될 수 있지만 범죄 성립 여부와는 별도로 평가됩니다.

먼저 회사 소유와 보관자 지위를 분리해 확인합니다
형법 제355조 제1항의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이를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할 때 성립합니다. 따라서 비품의 회사 소유 사실과 함께 피의자가 그 물건을 사실상 또는 법률상 위탁받아 관리했는지가 먼저 증명되어야 합니다. 지급된 업무용 노트북처럼 계속 점유하고 있던 물건과 공용 창고에서 새로 꺼낸 재고품은 출발점이 같지 않습니다.
직원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회사 물건의 보관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직무분장, 자산 인수증, 열쇠나 관리자 계정, 반출 승인권, 재고 점검 책임을 통해 신뢰관계에 기초한 지배가 있었는지 살핍니다. 보관관계가 없다면 회사 점유를 침해해 가져간 행위가 절도죄에 해당하는지 검토해야 하므로 죄명을 섣불리 고정하면 안 됩니다.
유체물인 장비와 복사된 전자정보도 구별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컴퓨터에 저장된 정보 자체는 절도죄의 재물이 아니라고 판시했지만, 저장장치나 원본 서류를 반출한 행위는 별도 평가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영업비밀이나 산업기술 자료라면 횡령 외의 특별법 또는 업무상배임 쟁점이 추가될 여지도 있어 대상물을 정확히 특정해야 합니다.
반출 순간의 목적과 이후 사용 방식이 고의를 가릅니다
불법영득의사는 회사의 위탁 취지에 반해 비품을 자기 소유물처럼 이용하거나 처분하려는 의사를 뜻합니다. 집에서 계속 업무를 하려고 허가 범위 안에서 가져간 경우와, 중고시장에 팔거나 개인 채무의 담보로 제공하려고 숨겨 반출한 경우는 평가가 다릅니다. 반출 시간, 포장 방식, 자산표 제거, 개인 계정 등록, 매각 글 작성 같은 객관적 행동이 진술보다 중요할 수 있습니다.
2026년 2월 12일 대법원 2025도18126 판결은 보관 중인 타인의 재물을 동의 없이 담보로 제공하면 민사상 담보가 무효이거나 소유권 침해 결과가 발생하지 않아도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횡령죄가 소유권 침해의 위험으로 완성될 수 있다는 취지이므로 실제 매각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반출 당시 의사가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사내 관행상 외부 사용이 허용됐거나 담당자의 승인을 받아 반출했고, 사용 장소와 기간도 지시 범위 안이었다면 그 자료가 방어의 핵심이 됩니다. 구두 승인을 주장할 때는 승인자의 진술만 의존하지 말고 일정표, 메신저, VPN 접속, 업무 결과물, 동종 장비의 과거 반출 사례를 함께 제시해야 사후에 만든 설명이라는 의심을 줄일 수 있습니다.
반납은 성립 판단과 피해회복 판단에서 다르게 작용합니다
물건을 돌려줬다는 결과는 반출 당시 불법영득의사가 없었다는 사정이 될 수 있지만 언제나 면책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같은 2025도18126 판결은 사후 반환·변상·보전 의사가 있더라도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잠시 사용한 뒤 원래 자리가 아닌 곳에 방치한 행위도 사용 목적과 경제적 용법에 따라 절도의 고의가 인정된 판례가 있습니다.
반환 요구를 받은 뒤의 대응은 별도의 판단자료입니다. 계약이나 고용관계가 끝난 사실을 알면서 수개월간 위치를 숨기거나 연락을 끊고 계속 사용했다면 소유자의 권리를 배제하려는 의사로 해석될 위험이 커집니다. 반면 요구 직후 사용을 멈추고 회사와 인계 장소를 협의했으며 실제 원상태로 반환했다면 은폐 의도가 없었다는 자료와 피해회복 사정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반납 과정에서도 증거를 훼손해서는 안 됩니다. 장비를 초기화하거나 로그를 지운 뒤 돌려주면 데이터 삭제나 업무방해 문제가 더해질 수 있습니다. 반출 사실을 알게 된 시각, 사용 중단, 회사 연락, 보관 장소, 인계 당시 상태를 사진과 확인서로 남기고, 권한 있는 담당자에게 반환했는지 확인해야 분쟁이 다시 생겼을 때 설명할 수 있습니다.

법정형보다 먼저 자산별 사실관계를 표준화합니다
단순 횡령의 현행 법정형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 벌금입니다. 회사 업무에서 반복적으로 보관하던 비품을 임무에 위배해 처분했다면 형법 제356조의 업무상횡령이 문제 되고, 그 법정형은 10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입니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인지가 증명되면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의 가중처벌 여부도 별도로 검토합니다.
다만 장부상 취득가나 정가를 그대로 이득액으로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사용연수, 감가상각, 중고 시가, 반환된 물건의 상태와 실제 처분가를 나누고, 여러 비품이라면 각 자산의 반출일과 처분행위를 특정해야 합니다. 회사가 주장하는 영업손실이나 복구비는 횡령 이득액과 같은 개념이 아니므로 손해배상 자료와 형사 구성요건 자료도 분리합니다.
의견서에는 ‘업무 때문에 가져갔다’거나 ‘이미 돌려줬다’는 결론만 적기보다 물건별 관리권한, 승인 과정, 반출 목적, 사용 내역, 반환 요청과 인계 경위를 순서대로 제시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회사 역시 고소 전에 자산대장과 실제 재고를 맞추고 퇴직자에게 배정된 물건인지 확인해야 다른 직원의 이동이나 폐기를 횡령으로 잘못 지목하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회사 비품 반출 횡령은 소유, 보관자 지위, 반출 권한과 사용 목적을 함께 보아야 합니다. 뒤늦은 반환은 피해회복 자료지만 이미 나타난 불법영득의사를 자동으로 지우지는 않습니다. 자산별 승인·반출·사용·반환 기록을 실제 자료와 시간순으로 맞추면 횡령, 절도와 내부 절차 위반의 경계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상담 전에는 자산대장, 구매전표, 지급·반납 확인서, 직무분장, 출입기록, 메신저 원본과 반출 당시 비품 사진을 물건별로 정리해 주십시오.
이미 반환했다면 수령자의 권한, 인계 일시와 장소, 반환 상태, 회사가 제기한 추가 손해의 근거까지 준비하면 범죄 성립과 피해회복을 나누어 검토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