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조업체 이사회가 자금 사정이 나쁜 관계회사에 20억 원을 빌려주기로 했습니다. 대표는 핵심 납품망을 살리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하지만, 반대 이사는 담보도 신용조사도 없었고 대표 가족이 관계회사의 지분을 보유했다며 문제를 제기합니다. 실제로 관계회사는 석 달 뒤 상환을 중단했습니다. 손실이 났다는 결과만으로 배임인지, 위험을 감수한 경영판단인지가 다퉈지는 상황입니다.
회사 임원 배임죄는 실패한 사업에 사후적으로 책임을 붙이는 제도가 아닙니다. 임원이 회사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서 임무에 위배하고, 자신이나 제3자에게 재산상 이익을 얻게 하면서 회사에 현실적 손해 또는 구체적·현실적인 손해 위험을 발생시켰다는 점과 고의가 증명돼야 합니다.
적자가 발생했다는 결과보다 의사결정 당시 확보한 정보, 이해충돌, 회수 조치와 예상 이익이 임무위배 여부를 가릅니다.

임무위배행위의 판단 구조
형법 제355조 제2항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하여 자기 또는 제3자에게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를 배임으로 규정합니다. 회사 임원이 업무상 그 행위를 했다면 제356조의 업무상배임이 문제됩니다. 임무는 법령과 정관, 이사회 결의, 계약, 직무의 성질과 신임관계에서 구체적으로 정해집니다.
| 구성요건 | 확인할 내용 |
|---|---|
| 타인의 사무 처리 지위 | 등기 임원인지, 실제로 회사 재산을 결정·관리했는지 |
| 임무위배 | 정관·내규·결의와 통상 요구되는 합리적 절차를 어겼는지 |
| 재산상 이익 | 임원 본인 또는 제3자가 얻은 경제적 이익이 무엇인지 |
| 회사 손해 | 현실 손실 또는 구체적·현실적인 손해 위험이 생겼는지 |
| 고의 | 이익 취득과 회사 손해를 인식하면서 결정했는지 |
직책이 임원이라는 사정만으로 모든 사업결정이 형사심사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명목상 이사가 아니어도 영향력을 이용해 실제 업무를 지시·집행했다면 상법상 책임이 문제될 수 있고, 형사책임은 구체적인 사무 처리 지위와 가담 행위를 따집니다.

경영상 판단과 배임의 고의
기업 활동에는 실패 위험이 내재합니다. 대법원은 개인적 이익을 취할 의도 없이 가능한 범위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회사 이익을 위해 신중하게 결정했지만 예측이 빗나간 경우까지 고의 해석을 완화해 업무상배임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봅니다. 다만 ‘경영상 판단’이라는 이름만 붙였다고 면책되는 것은 아닙니다.
합리적 결정 과정의 자료
거래 상대방의 변제능력, 담보 가치, 사업 전망을 검토했는지, 이해관계가 있는 임원이 이를 공개하고 의결에서 적절히 처리됐는지, 대안과 손실 한도를 비교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이미 변제능력을 잃은 관계회사에 충분한 회수 조치 없이 돈을 빌려줬다면 계열사 지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임무위배가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사후에 작성한 사업계획서보다 이사회가 결정을 내릴 당시 실제로 읽고 토론한 자료가 경영상 판단을 보여 줍니다.

회사 손해와 이득액 산정
배임죄의 손해는 회사의 전체 재산 상태를 경제적으로 평가합니다. 현실적인 손실뿐 아니라 재산상 실해가 발생할 구체적·현실적 위험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막연한 가능성이나 절차 위반만으로 손해를 인정할 수는 없고, 무효인 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만으로 회사가 법적 부담을 지지 않는 사안에서는 실제 위험이 발생했는지 더 살펴야 합니다.
특경법 적용 전 확인할 금액
회사 임원 배임죄로 취득하거나 제3자에게 취득하게 한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이면 특경법 제3조가 문제됩니다.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 원 이상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 규정돼 있습니다. 다만 손해 위험은 인정돼도 이득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다면 형법상 업무상배임과 특경법 적용은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회사 손해가 있다’는 판단과 ‘특경법상 이득액이 얼마인지’는 같은 질문이 아닙니다. 금액 가중처벌을 위해서는 이득액을 엄격히 산정해야 합니다.
거래 총액을 곧바로 배임 이득액으로 적으면 담보가치, 실제 취득 이익과 잔존 가치가 빠져 특경법 적용이 왜곡될 수 있습니다.

횡령·민사상 이사 책임과의 구별
회사가 보관하던 특정 돈을 임원이 개인 채무에 사용했다면 횡령 구조가 중심입니다. 임원이 회사 명의로 불리한 대여·보증·자산거래를 하여 자신 또는 제3자에게 이익을 주었다면 배임 구조가 중심이 될 수 있습니다. 하나의 자금 집행도 소유관계와 회계처리, 실제 귀속에 따라 죄명이 달라지므로 ‘회사 돈이 줄었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상법 제399조는 이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정관을 위반하거나 임무를 게을리해 회사에 손해를 입힌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규정합니다. 형사상 배임은 고의와 구성요건을 엄격히 증명해야 하지만, 민사상 이사 책임은 과실도 문제될 수 있습니다. 형사 무혐의가 곧 민사책임 부재를 의미하지 않고,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사 대응과 의사결정 기록
회사 측은 손실액만 제시하기보다 어떤 임무를 위반했고 누가 어떤 이익을 얻었는지 특정해야 합니다. 임원 측은 사업이 결국 실패했다는 사후 사정과 당시의 경영상 판단 자료를 구분해 제출해야 합니다. 메신저 일부를 떼어 내기보다 안건 상정부터 집행, 위험관리까지 시간순으로 정리하면 고의 판단의 맥락이 드러납니다.

회사 임원 배임죄 여부는 사업결정이 실패했다는 결과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신임관계상 임무, 당시 수집된 정보와 이해충돌, 상대방의 이익, 회사에 발생한 구체적 손해 위험과 고의를 순서대로 확인해야 합니다. 특경법 적용 여부는 손해 인정과 별개로 이득액을 엄격하게 산정하고, 상법상 이사 책임도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회사 임원 배임죄 사건은 결과보다 의사결정 당시의 정보와 회수 조치를 복원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법무법인 일로는 이사회 자료, 계약과 자금 흐름을 토대로 임무위배·손해·이득액 및 고의 쟁점을 구분합니다.
관계회사 지원이나 특수관계인 거래가 문제 됐다면 형사절차와 이사 손해배상 대응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