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업 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린 뒤 ‘대출금 회수 업무’라는 연락을 받은 20대가 있습니다. 지시받은 장소에서 현금을 받아 지정 계좌로 무통장입금했고, 첫날 두 번째 수거를 마치고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그는 전과가 없고 하루만 일했으니 벌금으로 끝날 것이라 생각하지만, 수사기관이 먼저 보는 것은 초범이라는 한 단어가 아닙니다.
현금수거책 초범 사건에서는 피해자를 속인 전화를 직접 걸지 않았더라도 사기 공동정범이나 방조범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업무를 시작한 경위, 지시 방식, 피해자에게 보인 태도, 현금의 전달 경로를 종합해 범죄 가담에 관한 인식과 역할을 판단합니다. 전과가 없다는 사정은 양형자료 중 하나일 뿐, 범죄 성립을 지우거나 일정한 처분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핵심은 ‘보이스피싱의 전체 구조를 알았는가’만이 아니라, 피해자의 현금을 수거하는 자신의 행위가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이를 받아들였는가입니다.

초범보다 먼저 판단되는 공모와 고의
형법 제30조는 두 사람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 각자를 정범으로 처벌한다고 규정합니다. 보이스피싱은 총책·유인책·수거책·송금책이 점조직으로 역할을 나누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거책이 조직원 전부를 알지 못하고 기망 문구를 직접 만들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공동정범이 곧바로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24도11716 판결은 현금수거책의 공모와 범의를 판단할 때 채용 과정, 근로계약서 작성 여부, 연락수단, 현금 수거 절차, 사용한 문서, 횟수와 규모, 전달 방식, 보수 지급 형태와 개인의 경력 등을 종합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반대로 단순히 ‘보이스피싱이 널리 알려졌다’는 추상적 이유만으로 고의를 인정해서도 안 됩니다.
초범인지 여부는 행위자의 전력에 관한 사정입니다. 이번 행위가 사기 범행의 일부였고 그 가능성을 인식했는지는 별도의 증거로 판단합니다.
공동정범과 방조범의 구별
공동가공의 의사와 기능적 역할이 인정되면 공동정범이 문제됩니다. 범죄 실행을 알면서 현금 전달을 쉽게 했지만 공동정범 정도의 가담이 인정되지 않으면 형법 제32조의 방조범이 검토될 수 있습니다. 방조범의 형은 정범보다 감경되지만, 어느 쪽인지는 ‘단순 심부름이었다’는 표현이 아니라 실제 의사연락과 수행 행위로 정해집니다.

사기 법정형과 양형자료는 다른 층위입니다
현재 형법 제347조의 사기죄 법정형은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다만 실제 선고형은 피해액, 범행 횟수, 역할, 피해 회복, 범죄수익, 전과와 수사 태도 등 구체적 사정을 토대로 정해집니다. 범행일 당시 법률과 공소사실의 구조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현금수거책 초범이라는 점과 사회초년생이라는 사정은 참작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가 여러 명이거나 수거액이 크고, 가명·타인 개인정보·허위 금융서류를 사용했거나 수거를 반복했다면 불리한 평가가 뒤따를 수 있습니다. 초범이면 집행유예라는 공식은 없습니다.
유리한 사정은 ‘전과 없음’ 한 줄보다 범행을 의심하게 된 시점, 중단 경위, 실제 보수, 반환 가능한 금액과 재범 방지 계획을 객관적 자료로 묶을 때 설득력이 생깁니다.
‘몰랐다’는 진술을 뒷받침하는 기록
채용 공고 원본, 지원 날짜, 상대가 제시한 회사명과 업무 설명, 처음부터 끝까지의 메신저 대화가 중요합니다. 일부 문장만 캡처하면 앞뒤 맥락을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휴대전화 포렌식에 대비해 원본을 보존하고, 이동·송금 시간과 지시 메시지를 하나의 시간표로 맞추는 편이 좋습니다.

피해 회복은 정확한 범위에서 진행해야 합니다
피해 회복은 중요한 양형요소가 될 수 있지만, 누구의 피해액을 얼마까지 부담할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공범 전체 피해액과 자신이 직접 수거한 금액, 실제 취득한 보수는 서로 다른 개념입니다. 급한 마음에 책임 범위를 확정하는 각서를 쓰거나 처리되지 않은 돈을 임의로 다른 사람에게 보내면 분쟁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피해자나 공범에게 진술 변경을 요구하거나 메신저 계정·송금 기록을 삭제하면 회유 또는 증거인멸 정황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연락이 필요하다면 수사기관의 사건 범위와 적법한 합의 절차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조사 전 진술의 기준선 세우기
첫 조사에서는 자신이 실제로 본 것과 상대가 설명한 내용을 구분해야 합니다. ‘정상 채권추심으로 알았다’면 어떤 자료 때문에 그렇게 믿었는지, 어느 순간 무엇이 이상했는지 구체적으로 말해야 합니다. 결과를 알고 난 뒤 과거의 모든 행동을 합법 또는 불법으로 단정해 재구성하면 객관적 기록과 충돌하기 쉽습니다.
수거 현장에서 사용한 가명, 금융기관 로고 문서, 타인 주민번호를 이용한 무통장입금, 수거금에서 보수를 떼는 방식은 중요한 판단자료가 됩니다. 각 사실을 숨기기보다 당시 지시와 인식, 거절 가능성, 이후 행동을 시간순으로 설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금수거책 초범 사건은 전과 유무만으로 결론이 나지 않습니다. 수거 행위가 사기 실행에서 맡은 기능, 범죄 가능성에 관한 인식, 반복 횟수와 피해 규모를 먼저 판단하고, 그 다음에 피해 회복과 초범 여부 등 양형자료를 봅니다. 조사 전에는 채용부터 체포까지의 원본 기록을 보존하고 공동정범·방조범의 경계를 사실별로 정리해야 합니다.

현금수거책 초범 사건이라면 첫 조사 전에 채용 경위와 수거·송금 흐름을 시간순으로 복원하는 일이 우선입니다.
법무법인 일로는 메신저 원본, 계좌 내역과 이동 기록을 바탕으로 공모·고의 및 역할 범위에 관한 의견을 정리합니다.
피해 회복을 검토하고 있다면 사건별 피해액과 자신의 관여 범위를 구분해 적절한 진행 방법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